제4부 저녁별 · 제1장

한량

약 1분

일 년 가까이, 나는 기록을 들고 문을 두드렸다. 국가 기관에, 법률 사무소에. 어디에 접수해도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았다. 상대가 얼마나 큰지, 그제야 알았다. 나는 조금씩 손을 놓고 있었다.

나는 복수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들의 약점, 사람을 움직이는 지렛대인 레버리지는 쥐고 있다고 믿었다. 그들이 무엇을 숨기려 하는지, 로그로 안다고 믿었다. 휘두르지 않고 쥐고만 있으면 된다고. 이 판을 체크메이트로, 장기로 치면 외통수로 끌고 가면 된다고. 말을 하나도 잡지 않고, 아무도 죽이지 않고.

올해 팔월, 주변에서 그녀를 걱정하는 소문이 들려왔다. 메신저를 열어 보았다. 나를 차단한 그녀의 계정이 아예 사라지고, 이름 자리에 ‘알 수 없음’만 남아 있었다.

😨 공포 감지 · 대상 계정 없음

나는 다시 달려들었다. 진실을 밀어붙이기로 했다. 나를 차단하지 않은 단 한 사람, B에게 전화를 걸었다. 돌려 말하지 않았다. 너 범죄자냐고 물었다. 그리고 말했다. “형은 잃을 게 많지만, 난 털어도 먼지 안 나는 한량새끼야.”

남들이 한량이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그 말이 처음으로 무기가 되었다. 잃을 게 없는 사람은 무섭다. 나는 그걸 알고 그 말을 골랐다.

그 뒤로 B는 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 첫날 밤 바에 있던 B의 보스도, 해외에서 온 투자자도 내 전화를 피했다. 다들 잠수를 탔다. 일 년 동안 나를 피하지 않던 사람들이, 이번엔 나를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