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흘려보내기 · 제3장

단톡방

약 1분

헤어졌다는 메시지도 그녀의 계정에서 왔다. 메시지는 복사해 뒀다가 나중에 본다던 그녀의 말이 떠올랐다. 그녀의 메신저를 그녀 말고 누가 같이 보고 있다면, 내가 보낸 말은 그녀가 읽기 전에 지워질 수도 있었다. 그런데 딱 하나, 아무도 손댈 수 없는 곳이 있다고 나는 믿었다.

그녀와 B, 그리고 나. 셋이 있는 메신저 대화방, 단톡방이었다. 거기 올린 글은 셋이 똑같이 읽는다. 남이 올린 글은 아무도 지울 수 없다. 그곳에서는 아무도 진실을 조작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날 밤부터 그 방에 소설을 올리기 시작했다. 하루에 한 편씩. 그녀의 마음을 돌리고 싶었다. 그녀가 그걸 원하는지는 묻지 않았다.

서른여덟 살 X가 서른두 살 V와 공연 표값 때문에 다투는 이야기였다. 값을 따지던 버릇을 분산 투자라고 부르던 X가, 표값이 비싸다고 투덜댔다가, 자기 뇌 속으로 들어가 빛으로 된 짐승들을 만나는 이야기. 감정은 90초짜리 손님이라는 이야기. 노란 의자에서 일어나는 법에 대한 이야기. 내 규칙을 V에게까지 들이댄 밤도 있었다. V가 노란 의자에 앉게 된 것도 지난 선택의 업일지 모른다고, 나는 썼다. 이 책의 첫 모양이었다.

소설이라는 형식이 나를 지켜 주었다. 아무도 이름을 대지 않았고, 아무도 고발하지 않았다. 그런데 읽는 사람은 다 알 거라고, 나는 믿었다. 그 소설은 그녀에게 보내는 편지였고, B에게, 그리고 B 너머의 H에게 보내는 거울이었다.

B는 한 번도 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 방을 나가지도 않았다. 매일 밤, 안 읽은 사람 수를 뜻하는 숫자가 2에서 1로 줄었다가, 이내 지워졌다. 두 계정이 다 읽었다. 그 계정 뒤에 누가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진실은 억지로 꺼내지 않아도 된다. 빛이 드는 곳에 두기만 하면, 숨기던 쪽이 먼저 숨을 데를 잃는다. 나는 소리치지 않았다. 매일 밤 한 편씩, 빛을 조금씩 더 들였을 뿐이다. 적어도 그때는 그렇게 믿었다.

어느 밤, 소설에 처음으로 답장이 달렸다. 그녀였다. 아주 짧았다.

“미어캣 귀엽다.”

나는 그 여섯 글자를 한참 들여다봤다. 그녀의 말투였다. 나는 그렇게 믿었다. 다른 설명이 있을지는 묻지 않았다.

몇 주 뒤, 그녀가 다시 한 줄을 남겼다. “그만하지 마.”

그 무렵, 그녀가 열여섯 살 때부터 좋아한 밴드 나이트 랜턴이 처음으로 내한한다는 소식이 떴다. 무대 조명이 다 꺼지고 랜턴 하나만 남는 순간을 보려고 산다고, 그녀는 말한 적이 있다. 공연은 내 생일 다음 날이었다. 나는 표 두 장을 샀다. 그날 밤 소설에서, 표값 때문에 투덜대던 X가 표 두 장을 끊었다. 그리고 소설에 질문 하나를 숨겼다. 그녀만 답할 수 있다고 믿은 질문이었다. 공연에서 V가 기다린다는 그 순간.

사흘 동안 답이 없었다. 나흘째 밤에 한 줄이 달렸다. “랜턴 하나만 남을 때.” H도 알 수 있는 답이었다는 건, 한참 뒤에야 떠올랐다.